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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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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는 지난해 버지니아 코먼웰스 의대 교수직에서 은퇴한 뒤 리치먼드대 법과대학원에 진학했다. 법학도로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겠다며 공부를 시작한 이박사는 벌써 3학기를 마쳤다. 이런 추세로 학업을 계속하면 75세가 되는 2001년 대학원을 졸업하게 된다.
심장과 간 이식수술의 권위자인 그는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은퇴해서 편히 지내야 할 고령에 어떤 계기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어려운 공부를 시작했을까.
“노망을 예방하기 위해 다니는 겁니다.”
학기 중에는 숙제가 많아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사양하던 이박사는 학기가 끝난 뒤인 27일 전화인터뷰에서 ‘소박한’ 동기를 밝혔다.
워낙 나이 차가 큰 탓에 동급생들은 미국식대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꼬박꼬박 ‘닥터 리’라고 부르며 예의를 갖춘다.
이박사의 만학(晩學) 스토리는 리치먼드시에서도 유명하다. 지역에서 발간되는 잡지 ‘스타일’이 이박사를 인터뷰해 소개했기 때문.
함경남도 단천생인 이박사는 49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53년 도미(渡美)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