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새 대통령, 참피 재무 당선…여야 단일후보 출마

  • 입력 1999년 5월 14일 06시 52분


이탈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단일후보인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 재무장관(78·무소속)이 당선됐다. 임기는 7년.

13일 치러진 투표에서 참피는 1천10명의 선거인단 중 7백7표를 얻었다. 의원내각제하의 상징적 대통령이나 여야가 단일후보를 추대, 당선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에 앞서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좌익민주당)는 12일 우파 야당 지도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등과 만나 참피를 단일후보로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경제학자 출신의 참피는 93년 총리를 지냈으며 14년간 중앙은행총재로 재직했다. 96년 재무장관으로 일하면서 내핍경제를 꾸려 인플레를 잡고 재정적자를 해소해 이탈리아가 유럽단일통화 유로에 참가할 자격을 갖추도록 했다. 이같은 업적으로 그는 ‘유로 시대에 딱 맞는 대통령후보’로 평가받으며 국민의 신망은 물론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인사로 부상했다.

이탈리아 대통령 투표는 전통적으로 1차 투표에서 끝나지 않았다. 상하 양원 합동회의와 지방의회 대표 등 1천10명의 선거인단이 선출하는데 3차 투표까지는 재적 3분의 2 이상, 4차 투표부터는 과반수의 득표를 얻어야만 당선된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자리. 그러나 정치적 위기 때면 의회해산 명령권과 새 내각 구성 명령권을 갖는 등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된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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