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관 피폭]옛지도 사용說…이중간첩 음모說…

  • 입력 1999년 5월 10일 19시 20분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궁지에 빠졌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 미국 CNN 방송 등은 오폭 책임을 특히 CIA가 질 수밖에 없다고 9일 지적했다.

그동안의 오폭은 악천후 등으로 폭탄이 목표물에서 빗나간 것. 그러나 이번에는 잘못 선정된 표적에 ‘명중’했다. 웨슬리 클라크 NATO군 최고사령관은 “군수물자 수급을 맡은 유고연방 조달청 건물로 보고 공격했다”고 표적선정의 잘못을 시인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 서방 언론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NATO군이 낡은 지도를 사용했을 가능성. 93년 중국대사관이 신축된 자리는 예전 지도에 유고 정부청사로 나와 있다는 것. 그러나 NATO군사령부측은 “낡은 지도를 사용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NATO군사령부 내에서는 이중간첩 음모설도 나오고 있다. 유고에서 활동중인 정보원이 NATO군 공습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일으키려고 허위정보를 보내 중국대사관 폭격을 유도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나 CIA가 중국대사관의 위치를 정보원의 말만으로 판단했을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어쨌든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NATO군의 무차별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정치적 해결’ 주장이 힘을 얻어갈 것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망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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