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록히드사건 수사비화, 23년만에 첫 공개

  • 입력 1999년 5월 10일 19시 20분


일본 도쿄(東京)지검 특수부가 76년7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총리를 체포한 록히드사건 수사는 일본검찰사상 최대의 자랑거리다.

이 사건 수사 때 미국 사법당국을 설득해 일본정계에 대한 록히드사의 로비자료를 입수하고 미국 법원에서 록히드사 전사장에 대한 촉탁심문을 성사시킨 주역이 홋타 쓰토무(堀田力)검사였다. 91년 검찰을 떠나 인권 및 복지변호사로 활약하는 65세의 그가 ‘벽을 뚫고 나가라―록히드사건’이라는 책을 곧 출간해 록히드 수사 비화를 23년만에 공개한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이 책에는 자민당의 수사축소 압력과 이에 저항하는 검사들의 고투(苦鬪), 촉탁심문이 성사될 때까지 미국측과의 줄다리기가 소개된다. 특히 수사대상 정치인 이름 등을 알려달라는 미키 다케오(三木武夫)당시총리에게 홋타 등 검사 2명이 “총리, 그것은 안됩니다”라고 거부한 사실이 처음 공개된다. 미국에서의 촉탁심문 때 홋타가 미국 검사에게 메모를 전달하면서 다나카의 5억엔 수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이끌어내는 과정도 들어있다.

홋타는 미국 뉴욕지검에서 연수하면서 워터게이트 수사와 리처드 닉슨대통령의 사임을 현지에서 목격했다. 그때의 감명이 록히드 수사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는 “권력자의 독직사건 수사가 쉽지는 않지만 검찰수사가 정치적 압력으로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당시 수사검사들의 공감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집필동기를 말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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