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東티모르 독립문제 8월 주민투표로 결정

  • 입력 1999년 5월 6일 20시 09분


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 양국은 동티모르의 독립문제를 주민투표로 결정하기로 5일 공식합의했다.

인도네시아의 알리 알라타스와 포르투갈의 자이메 가마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협정에 서명했다.

동티모르 주민은 8월8일 유엔감독하의 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제안할 광범한 자치안에 대한 찬반의사를 표시한다. 80만 주민 중 17세 이상 60여만명과 호주 포르투갈 미국 캐나다 등지에 거주중인 3만여명이 투표에 참가할 전망이다.

자치안이 거부되면 독립절차에 들어가고 75년 동티모르를 무력침공해 이듬해 합병을 선언했던 인도네시아는 철수한다.

반면 자치안이 통과되면 외교와 국방, 경제 분야는 인도네시아가 맡고 입법권과 일부 사법권은 동티모르자치정부가 행사한다.

유엔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호주 필리핀 등 6개국에서 3백명을 파견해 치안유지를 돕고 6백명의 선거참관인단도 파견키로 했다.

그러나 과연 투표가 제대로 이뤄질지, 그 결과가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우려하도록 만드는 요소가 상존한다.

우선 인도네시아연방내의 자치를 지지하는 이슬람 계통의 친(親)인도네시아파와 기독교도 중심의 분리독립파의 갈등. 인도네시아 정부가 1월 동티모르의 자치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후 양측의 충돌은 격화됐다. 자치파 무장민병대는 독립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벌써부터 밝히고 있다.

또 하나는 동티모르에 주둔중인 2만여명의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의 태도. 인도네시아 군경은 그동안 자치파 무장 민병대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이번 선거에서 중립을 지킬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동티모르 협정 내용

△투표〓광범위한 자치안에 대한 찬반투표

△유권자〓17세 이상의 동티모르 출생자. 부모중 한 명이 동티모르 출생자. 동티모르 태생과 결혼한 자

△안전〓다수의 유엔 경비대원이 유엔인사 보호. 다수의 각국 민간인이 인도네시아 경찰활동을 감시 또는 지원

△선거운동기간〓7월20일∼8월5일

△선거참관단(옵서버)〓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이 동수 파견. 국제 옵서버 참가 가능

△유권자 등록〓6월13일∼7월17일. 동티모르는 물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포르투갈 리스본, 호주 시드니에서도 가능

〈구자룡기자·유엔본부·자카르타APAFP연합〉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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