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新군사질서 中]日 「北도발」로 되레 힘입어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50년만에 한번 오는 좋은 기회다.』

지난달 23일 북한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의 일본영해침범으로 일본사회가 들끓었을 때 자위대간부출신인 자민당 나카타니 겐(中谷元)의원은 오히려 좋아했다.

일본의 방위력증강을 열망해온 방위청과 보수적 정치인들에게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핵개발의혹, 괴선박침투 등은 큰 원군이 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사회에 안보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군비증강 계획들이 착착 진행됐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재발사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정보수집위성 발사계획을 결정했다. 12월에는 △미사일 파괴탄두 △미사일 추적센서 △2단계 로켓추진장치 등을 미국과 공동연구하는 전역미사일방위(TMD)연구개발계획을 확정했다.

괴선박 침투는 일본에서 금기로 여겨졌던 자위대 발포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이에 따라 자위대 함정에 소구경 기관총 등 장비를 보강하고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중화기를 탑재하는 방안이 구체화됐다. 자민당은 자위대의 무기사용권한을 확대하는 자위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한 중견 언론인은 “북한의 도발적 태도는 일본 보수세력만 도와준다”고 지적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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