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방한]BBC 본드기자 『한국 美에 반했어요』

  • 입력 1999년 4월 21일 20시 29분


『여왕의 한국방문은 ‘해피뉴스’입니다. 코소보사태와 같이 충격적인 소식이 뉴스 첫머리를 장식한 뒤 시청자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이어지는 뉴스지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방한 취재 차 서울에 온 영국 BBC뉴스의 제니 본드기자(48·여·사진)는 왕실취재만 10년째 하고 있는 경력 27년의 ‘베테랑’.

그녀는 여왕 방한기간 중 하루 3차례 인공위성을 통해 런던 본사에 기사를 보내느라 눈코뜰 새가 없다. 그녀의 서울발 기사는 왕실기사인지 비즈니스기사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었던 한국의 경제위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생역정, 김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개혁과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등 요즘 한국의 상황이 기사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입니다.”

그녀는 여왕의 동정을 전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에 대한 영국민의 이해를 높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영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는 게 여왕이 어떤 장신구를 착용하고 인사동에 나타났느냐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본드기자는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특히 친했다. 3년전 어느날 두 사람이 여느 때처럼 얼음물을 홀짝이며 수다를 떨다 본드기자가 다이애나에게 “아름다운 다리가 스타킹 때문에 사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자 다이애나는 그 자리에서 왕실에만 납품되는 스타킹을 선물했다.

“카메라로 찍었을 때 서양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이미지가 나와서 한국이 좋다”는 본드기자는 23일 출국에 앞서 꼭 서울 뒷골목의 보통식당을 찾아 한국음식의 참맛을 느껴볼 생각이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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