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亞洲 항공사 못믿겠다』…좌석공유 협정 재검토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49분


미국 교통부와 연방항공국(FAA)이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미국 항공사와 아시아 항공사 사이의 좌석공유(코드 세어링)협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지가 19일 보도했다.

FAA의 인증담당 책임자인 마거릿 길리건은 “급증하는 아시아 항공사와의 좌석공유 협정이 안전상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교통당국이 아시아 항공사의 안전성을 불신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미국 항공사들은 아시아 지역 탑승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아시아 지역 항공사와 좌석공유 협정을 잇따라 체결했다. 델타 항공이 대한항공과 이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아메리칸 항공이 아시아나(한국) 중화항공(대만) 동방항공(중국)과, 유나이티드 항공이 타이항공 및 전일본항공(ANA) 등과 좌석공유 협정을 맺고 있다. 이들 가운데 델타항공과 캐나다 에어캐나다는 대한항공과의 협정을 16일 중단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대한항공이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작년 8월 델타항공에 컨설팅을 의뢰한 이후에도 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직된 족벌경영이 이번 추락사고를 계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신문은 민간항공 컨설팅 회사인 홍콩 소재 인도스위스 에이비에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중훈(趙重勳)한진그룹 회장과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 사장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대한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이 조종사의 절반 이상을 군 조종사 출신으로 충원하고 있는 것도 사고의 한 요인이라며 “조종사가 지나치게 군대식 사고방식을 고집한다면 기장과 부기장간의 역할 분담이 힘들고 필요없이 모험을 불사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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