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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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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 국제뉴스국장 존 심슨이 유고 코소보 주도(州都) 프리슈티나의 삭막한 풍경을 7일 BBC 인터넷 웹사이트에 띄웠다.
그는 발칸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도 유고에 남아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 극소수 기자들에게만 취재를 허용하는 유고 당국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코소보해방군(KLA)에 대한 일방적 휴전 선언 이후 심슨 등을 프리슈티나로 안내했다.
그는 프리슈티나를 저주받은 유령의 도시처럼 묘사했다. 다음은 그 내용.
세르비아 민병대원들 이외에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가끔씩 가족을 잃은 노인들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모습만 보인다.
세르비아 당국은 프리슈티나 방공호 등에 아직 15만여명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낌새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다.
전신전화국과 은행 등 시내 주요 건물들은 폭격으로 대파됐다. 줄지어 서 있는 주택들도 불에 타고 허물어졌다. 많은 주민들이 무너진 집 안에서 숨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전날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으나 휴전이 정말 발효 중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기자들이 시내를 둘러보는 동안 탱크들이 대오를 이뤄 거리를 순찰하고 민병대원들이 도로 이곳저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들은 야간공습이 곧 재개되리라는 말을 듣고 어두워지기 전에 프리슈티나를 떠났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