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명씨 일문일답]『北등지는 반역자 되고싶지 않다』

  • 입력 1999년 3월 24일 07시 43분


23일 석방된 홍원명씨는 태국 외무부에서 건장한 체격에 피로의 기색이 없는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유창한 영어와 태국어로 답변했다. 회견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방콕 근교의 집에 감금돼 있었다. 어제 22일 한밤중에 깨어 차를 타고 오늘 아침 (북한)대사관에 도착했다.”

―14일 동안 억류됐는데 어땠는가.

“체중이 3㎏ 늘었다.”

―북한의 주장대로 아버지가 횡령했다고 믿는가.

“아버지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나는 아버지를 믿는다. 그분은 조국(북한)을 배반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가.

“보고 싶다. 아들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셨으리라 생각한다.”

―부모님은 제삼국행을 희망하고 있는데 본인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부모님과 함께 가고 싶다. 부모님을 만나면 저를 따라 조국으로 가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씀드리겠다. 부모님이 동의하시지 않으면 혼자라도 조국으로 가겠다. 조국을 등지는 반역자가 되고 싶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국으로 돌아가 2년쯤 지낸 뒤 2,3년 안에 다시 태국으로 돌아와 대사관에서 일하고 싶다.”

…태국주재 한국대사관 허덕행(許德行)정무참사관은 동아일보와의 국제전화에서 홍씨 일가 납치사건은 태국정부의 방침대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허참사관은 북한이 납치사건을 주권침해로 규정한 태국정부의 방침에 밀려 원명씨를 석방했다고 분석했다.

〈이희성기자·방콕AFPAP연합〉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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