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7개州 분리운동 꿈틀…독자화폐등 추진

  • 입력 1999년 3월 14일 19시 45분


구(舊)소련 붕괴에 이어 러시아 공화국마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N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작년 8월 이후 경제위기로 러시아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약해지자 크라스노야르스크 아르칸젤스크 스베르들로프스크 칼미크 칼리닌그라드 옴스크 톰스크 등 7개 주(州)가 공화국에서 분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NBC가 전했다.

대표적인 곳은 극동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차기 대통령 도전자의 한 사람인 알렉산드르 레베드 주지사는 최근 시베리아에 배치된 핵미사일군(軍)의 통제권을 넘겨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레베드는 “중앙정부가 핵미사일군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중앙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에 빠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핵미사일 통제권이 크라스노야르스크주에 넘어간다면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편인 스베르들로프스크주는 독자적인 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드 로셀 주지사는 “중앙정부가 지방교부금을 제때에 지불하지 못하는 마당에 (지방정부가) 중앙에 세금을 내고 중앙의 화폐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옴스크주는 농산물 가격을 통제하고 농산물을 다른 주로 반출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칼미크주는 다른 주와 동맹관계를 체결하겠다고 밝혀 마치 외교권을 가진 독립국가처럼 행세하고 있다.

NBC는 “러시아 공화국의 통합을 지탱하는 최대 버팀목인 군과 경찰이 지방정부에 충성하고 있어 중앙정부는 지방의 분리 움직임을 막을 무기가 없다”며 “이들의 식량과 급여를 지방정부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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