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英여왕,안동서 73세 「생일 잔칫상」

  • 입력 1999년 3월 11일 08시 37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전통한식으로 일흔세번째 ‘생일 잔칫상’을 받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음달 19일부터 3박4일간 한국을 국빈방문할 예정. 마침 여왕의 생일이 방한 기간중인 4월21일이고 이날 안동을 찾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

이를 위해 스티븐 브라운 주한 영국대사와 버킹엄궁 관계자 등 20명이 지난달 24일 안동을 방문, 하회마을과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인 극락전이 있는 서후면 봉정사를 답사했다. 안동시도 20여명으로 행사준비단을 구성해 여왕이 둘러볼 코스를 점검하는 등 환영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안동시는 명태보푸라기 간고등어 안동식혜 각종 떡 등으로 안동전통의 칠순잔칫상을 마련, 하회마을 담연재(澹然齋)에서 축하 잔치를 베풀 계획이다. 시는 또 담연재 앞마당에서 하회별신굿 탈놀이 등 한국 전래의 축하 공연도 갖기로 했다.

담연재는 고증을 거쳐 70년대에 지은 조선시대 전통한옥(10칸 겹집)으로 탤런트 류시원의 본가. 이곳에서 열리는 여왕의 생일잔치에는 하회마을 주민과 어린이들도 초청된다.

여왕은 생일잔치에 참석한 뒤 서애 류성룡(西厓 柳成龍)선생의 종택(宗宅)인 충효당을 찾아 김치와 고추장 담그는 법을 배울 예정이라고 주한 영국대사관 관계자는 밝혔다.

여왕은 이어 풍산 한지공장과 봉정사를 둘러본 뒤 오후3시경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여왕의 한국방문에는 영국 왕실 출입기자 50여명과 세계 각국의 기자 1백여명이 동행할 예정이어서 안동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 영국대사관 관계자는 “동양의 정취가 가득한 곳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생일을 맞고 싶다는 여왕의 뜻에 따라 안동방문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시 관계자는 “비록 여왕이 안동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겠지만 정성 가득한 환영행사를 통해 ‘양반 고장’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생일 선물로는 하회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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