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Y2k 최대 문제점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

  • 입력 1999년 2월 10일 19시 36분


“우리의 적은 우리 자신이다.”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잘못 읽어 일어나는 혼란을 가르키는 밀레니엄버그(Y2k)의 최대 문제점은 다름아닌 Y2k를 두려워하는 인류의 공포에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극성시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하거나 예금을 무더기로 인출하는 등 Y2k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과민반응의 피해는 전력중단사태를 대비해 시민들이 앞다퉈 구입한 자가발전기나 장작난로를 잘못 사용하는데 따른 화재와 사회혼란을 우려해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총기보유에 따른 안전사고의 빈발 등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가 가정용 발전기나 장작난로 등을 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또다른 조사에서는 10%가 은행에 예치된 돈을 모두 인출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60,70년대 컴퓨터 기억용량을 절약하기 위해 두자릿수로 연도를 표시하면서 싹튼 Y2k의 문제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예상돼 왔다면서 이 문제의 본질 역시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한 인류의 방심이 초래한 재앙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과민반응 못지 않게 경계해야 하는 태도는 여전히 막연한 낙관론에 빠져 준비없이 2000년을 맞이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연말에 갑자기 한꺼번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적십자사도 연말 공황상태를 피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1주일 정도를 지탱할 수 있는 생필품과 현금, 난방장비 등을 미리 확보해 놓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 소매연맹 Y2k 위원회도 사전에 조금씩 생필품을 준비해 둘 것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통화량 조절을 담당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예금인출사태를 대비해 5백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공급하고 화폐 유통량을 2천억달러로 늘리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미연방항공국(FAA)은 제인 가비 국장 자신이 항공관제체제의 Y2k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비행기 안에서 2000년을 맞을 계획이며 브리티시에어웨이(BA)도 고위 임원들이 비행기 안에서 새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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