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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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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워가 미국시장에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10월. 컴퓨터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판 두달만에 2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ZD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타워의 현지판매법인 ‘이머신즈’는 이같은 기록적인 판매에 힘입어 지난해 12월현 재 미국 PC소매시장의 5.9%를 점유했다. IBM(12%)과 애플컴퓨터(6.3%)에 뒤이은 6위로 현지 언론들은 이타워의 급속한 신장 비결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이타워가 미국시장에서 대히트를 친 결정적 요인은 고성능과 초저가의 가격전략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 삼보가 표방한 가격표는 모니터를 포함해 4백99달러와 5백99달러. 당시 저가PC의 통상적인 가격 6백∼7백달러에 익숙해있던 컴퓨터업계와 미국의 소비자들은 믿을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다.
성능도 고가PC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순식간에 ‘매직 프라이스(매력적인 가격)’로 인식돼 매장마다 물건이 동이 났다.
저가PC의 가격을 한단계 낮춰놓는 선봉장이 된 이타워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로 수출해 성공한 보기 드문 사례.
PC전문제조업체인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李洪淳)의 상품전략이 대성공을 거둔 것은 삼보와 모니터제조업체 코리아데이타시스템(대표 고대수·高大守)을 중심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X프로젝트’의 결실.
X프로젝트는 삼보가 90년대 들어 대만업체 등에 빼앗긴 PC수출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추진한 국내업체간 전략적 제휴다.
물론 성공에 따른 결실도 함께 나눠가졌다. 삼보컴퓨터는 이타워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PC의 수출목표를 2백만대 10억달러 규모로 늘렸다.
지난해 국내 PC업계의 완성품 PC수출 총량이 80만대 6억2천만달러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다.
이를 위해 1천∼2천달러선인 이데스크 이노트 등 수출용 ‘이시리즈’PC를 잇따라 내놓았고 중국 일본 유럽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공장가동률이 50%에 머물던 PC케이스 생산업체 연일공업은 이타워 덕분에 지난해말 6억원을 투입, 설비를 대폭 확대한데 이어 올해 45명의 인력을 증원할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전력공급장치를 생산하는 일산일렉콤의 경우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1백50억원)보다 2백50억원이나 늘어난 4백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