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지구촌/유럽-러시아]獨 슈뢰더 16년만에 정권교체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9시 07분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총선에서 이겨 ‘16년 장수총리’ 헬무트 콜을 물러나게 하고 독일의 새 총리가 된 것은 유럽의 대사건이었다.

올 9월 실시된 연방하원(분데스타크)선거에서 슈뢰더가 이끄는 사민당(SPD)은 기민기사(CDU/CSU)연합을 제치고 승리, 독일 역사상 선거를 통한 첫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슈뢰더의 등장은 냉전시대의 정치인이 퇴장하고 전후세대가 정치일선에 나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사민당과 녹색당 연립정부 출범으로 독일에도 영국 프랑스에 이어 중도좌파 정부가 들어서 유럽대륙에 밀어닥친 좌파물결이 보다 확실해졌다.

슈뢰더는 한때 급진좌파 이념에 몰두하기도 했으나 90년 니더작센주 주총리를 거치면서 이념적 편향에서 탈피해 당내 온건파의 기수로 떠올랐다. 이때문에 그는 요즘 당내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슈뢰더는 집권이후 독일이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또 독일이 유럽연합(EU)예산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더이상 EU의 ‘봉’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슈뢰더 정부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평균 10%가 넘는 실업률. 새 정부는 실업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성장을 통해 실업난을 해결하고 사회복지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폐쇄라는 획기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근 이를 둘러싸고 사민당과 녹색당이 마찰을 빚는 등 연정내에서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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