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끝난 바그다드]이라크 『후세인 승리』 떠들썩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34분


미국과 영국군의 나흘간의 공습이 끝난 20일 오전 이라크의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승전가와 함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찬미하는 시를 내보냈다. 그러나 장기간 공포와 고통에 시달린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과 차량으로 거리는 혼잡했으며 공화국 수비대원들은 공습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교차로와 공공건물을 경비하고 있었다.

바그다드 중앙우체국에는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무아파 압델 라자크우체국 전산실장은 “이번 공습은 명백한 침략행위”라며 “우리는 계속 대통령을 받들어 미국에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체국 근처에서 일거리를 찾고 있던 한 사람은 “이제 공습이 끝났으니 일거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다소 희망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공습종료 소식을 듣고 안도와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는 환전상 노만 후세인은 “그들이 왜 폭격을 시작했는지, 왜 중단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계속하려면 하라고 해. 상관 없어”라고 소리쳤다.

공습이 심할 때면 무서워 하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폭탄이 쏟아지는 방향으로 비둘기를 날려보내곤 했다는 그는 “공습 때 좋은 게 있었다면 아랍국가들이 반미시위를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 택시운전사는 “공격할테면 하라지. 우린 늘 견뎌 왔어”라며 “그들은 전투에서 이겼는지 몰라도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야”라고 강조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영국의 공습중단 발표 후 대국민 TV연설에서 이라크의 승리를 선언하고 “국민 여러분은 지도자의 기대에 부응했으며 우리는 신이 승리를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오랫동안의 경제제재로 지친 이라크 국민은 대체로 피곤하고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바그다드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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