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WTO 반도체분쟁 판정 『우리가 승소』

  • 입력 1998년 12월 9일 19시 10분


한미간 반도체 무역 분쟁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 결과를 놓고 양국이 서로 이겼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WTO측은 9일 현재까지 공식논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성명을 발표하고“WTO패널은 미국에 대해 반덤핑 관세 철회를 권고하도록 요구한 한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으며 사실상 모든 면에서 미국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WTO의 결정에 만족한다”며 “패널은 미국의 반덤핑 조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시정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만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바셰프스키 대표는 WTO 패널의 결정이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의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미국과의 D램 분쟁에서 승소했다고 한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자 즉각 이에 대응해 이날 성명을 발표했다.

윌리엄 데일리 미상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WTO결정에 따라 앞으로 한국산 D램 반도체의 불공정가격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계속 부과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측은 “미국 업계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강변일 뿐”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통상교섭본부 당국자는 이날 “한미간 분쟁의 원인은 미국이 단지 ‘덤핑 재발 가능성이 없을 경우 반덤핑 조치를 철회한다’는 조항을 계속 악용했기 때문”이라며 “WTO 패널의 결정은 이 조항의 개정을 권고한 것으로 사실상 한국이 승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반도체의 한 관계자는 “WTO가 미소마진율 변경 등에 대한 한국의 요청에 대해 ‘한국산 반도체 반덤핑 조치 철회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미국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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