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허리케인 강타]사망 7천여명…발굴안된 시신많아

입력 1998-11-03 19:18수정 2009-09-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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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메리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가 몰고온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온두라스에서만 1백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매몰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현지 구조관계자들에 따르면 니카라과의 경우 지난달 30, 31일 북부지역 카시타화산 분화구가 범람하면서 발생한 산사태로 흘러내린 진흙이 인근 10여개 마을을 덮쳐 5천명이 숨지거나 매몰됐다.

카시타 화산 밑의 포솔테가시 일부와 인근 4개 마을에서는 2천여명의 주민 중 불과 9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는 희생됐다.

엄청난 속도로 흘러내린 진흙과 자갈 등의 ‘급류’가 휩쓸고 간 뒤 구조대가 1일 헬기 등으로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가옥이 모두 파손되고 수백구의 시체가 나뒹굴어 참혹한 모습이었다.

매몰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수도 마나과까지 대피한 한 여성은 “많은 시체가 진흙 속에 매몰됐으나 발굴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옷이 찢긴 채 숨진 임산부를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포솔테가시 펠리시타스 젤레돈 시장은 “산쪽에서 ‘웅’하는 굉음이 들린 뒤 곧 진흙 산사태가 밀려와 모든 것을 휩쓸고 가버렸다”고 말했다.

엔리케 볼라노스 니카라과 부통령은 1일 “카시타 화산지역 82㎢가 진흙으로 매몰돼 1천∼1천5백명이 매몰됐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발굴되지 않은 시체가 많아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아르날도 알레만 니카라과대통령은 2일 “이번 재앙은 72년 5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라며 3일간의 전국적인 애도일을 선포했다.

수도 테구시갈파를 강타한 온두라스에서는 1일 세사르 카스텔라노스 테구시갈파 시장이 헬기로 피해지역을 둘러보다 헬기가 추락해 3명의 보좌진과 함께 사망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리오그란데강이 범람하면서 동부 칠랑구에라시를 덮쳐 1백여명이 사망했으며 가옥 1백50채가 통째로 하류로 쓸려갔다. 허리케인 미치로 30여명이 사망한 과테말라에서는 새로운 열대성 저기압 ‘뉴튼’의 영향으로 폭우 피해가 속출하자 2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구자룡기자·마나과(니카라과)APAFP연합〉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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