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퍼슨, 흑인자녀 낳았다…후손들 DNA조사로 확인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43분


미국의 역대대통령 42명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의 하나로 꼽혀온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흑인노예와의 사이에 자식을 낳았던 것으로 확인돼 미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미 과학전문지 ‘네이처’ 11월호는 2백년 묵은 이 의혹을 추적해온 병리학자 유진 포스터박사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건국사의 일부를 고쳐 쓰게 할 이 사건의 진상은 포스터박사의 의뢰로 영국 옥스퍼드대 등이 두 집안 후손 유전자의 DNA샘플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제퍼슨가(家)의 자손 13명은 ‘제퍼슨이 1802년 정계입문 뒤부터 부인과 사별이후 자신의 막내딸을 돌봐주던 28세 연하의 노예 샐리 헤밍스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 자식을 낳았다’는 악성 풍문을 해소할 기회라며 흔쾌히 혈액을 제공했다.

그러나 결과는 제퍼슨가의 완패. 옥스퍼드대 실험진은 “제퍼슨이 헤밍스의 막내아들 이스턴 헤밍스 제퍼슨의 아버지”라고 판정했다.

미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며 노예제도를 반대한 ‘평등주의자’로 알려졌던 제퍼슨은 헤밍스는 물론 헤밍스의 자녀들까지 노예신분으로 묶어놓은 사실이 밝혀져 망신을 더하게 됐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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