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紙 『한국기업 구조조정,5대그룹 게걸음』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08분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4일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빅딜의 지연 등으로 인해 ‘게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6대 이하 그룹들은 ‘잰걸음’으로 순탄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대 그룹은 아직까지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나머지 그룹들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발빠르게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

파이낸셜 타임스는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두산 쌍용 한솔 한화그룹을 들었다.

두산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 앉자 가장 먼저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경우로 소개. 코닥 쓰리엠 네슬레 등에 갖고 있던 지분을 모두 팔아넘기고 벨기에 인터브루와의 합작에 성공하는 등 발빠른 ‘몸집 줄이기’로 한 때 700%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150%까지 끌어내렸다는 것.

쌍용도 자동차 사업에 손을 댄 뒤 부도 직전까지 갔으나 자동차 제지 등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시멘트 사업에만 집중함으로써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

타임스는 이같은 예를 들면서 “이들 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한국 기업들의 문제점과 치유책을 동시에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들 그룹이 ‘문어발’을 하나씩 잘라내면서 회생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 한국 기업들이 회생하려면 방만하게 벌인 사업을 정리하는게 최선이라는 것.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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