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단공장」 미사일공격]다시 불거진 정당성 논란

  • 입력 1998년 9월 24일 19시 24분


지난달 20일 미국이 미사일 공격한 수단의 ‘화학무기공장’이 민간 제약공장이었다는 반론이 대두되면서 미국에 대해 이 공장의 화학무기 관련설을 입증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수단에 관한 의심스러운 결정’이라는 사설을 통해 “수단 카툼시에 위치한 이 제약공장이 화학무기공장이었다는 미국의 주장은 불완전한 정보와 추론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클린턴 행정부에 확실한 증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앞서 21일 수단 공격결정이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한 매우 소수의 고위관리들에 의해 비밀리에 이뤄졌고 △당시 수단에는 미 대사관과 중앙정보부(CIA) 요원들이 철수해 1차적 정보수집능력이 없었으며 △수단정부와 테러활동을 연결시킨 당초의 정보가 조작되고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등을 이유로 공격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국제적 민간 인권운동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도 16일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유엔의 화학무기 사찰단을 수단에 파견하자고 제의했다.

이 단체의 케네스 로스 사무국장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사찰을 지지하면서 수단에 대한 화학무기 사찰을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면서 “수단의 무스타파 오스만 이스마일 외무장관은 이미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로스 국장은 또 화학무기와의 관련여부를 떠나 미국은 당시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확실한 증거는 있지만 군사적 보안사항이어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이 이 제약공장 부근에서 채취했다며 유력한 근거로 제시해온 ‘엠프타(Empta)’라는 화학무기 관련물질은 채취시점이 공격 수개월 전인 것으로 드러나 증거가치가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테러리즘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그러한 행동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미 행정부를 비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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