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클린턴/美국민반응과 전망]『중간선거가 관건』

입력 1998-09-13 19:07수정 2009-09-2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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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전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를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됨으로써 미국이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한 중범죄를 저질렀는지 따지기 앞서 미국민은 보고서에 외설에 가까울만큼 상세히 대통령의 성행위가 묘사돼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나는 대통령이 이같은 짓을 벌이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한 시민의 말을 인용, “이제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쳐다보면 르윈스키의 얼굴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시카고의 한 주식중개인의 말을 인용, “인터넷을 통해 클린턴의 비행이 낱낱이 공개됨으로써 미국의 국가적 존엄마저 손상당했다”면서 “클린턴 대통령과 미국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타 보고서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분노와 속삭임, 그리고 낄낄댐’으로 압축하면서 이발소에서 사이버카페 헬스클럽 학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국민이 클린턴의 사임가능성에 대한 의견과 그의 사생활에 대한 비웃음을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언론들은 스타 보고서가 클린턴의 성행위에 대한 폭로외에 새로운 혐의사실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클린턴 대통령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나란히 소개했다.

보고서공개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도 이번 보고서 공개가 아직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위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50%가 섹스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지지도도 61%로 변함이 없었다. 이때문에 클린턴이 현재대로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지 아니면 탄핵을 받을지 또는 자진 사임할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결국 이번 사건처리의 관건인 국민여론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11월3일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통령 탄핵이 추진된다해도 길고 지루한 법적 절차를 거쳐 내년에나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의회보다는 차기 의회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 차기 의원들을 선출하는 중간선거에서 국민여론은 민주 공화 양당중 어느 당을 선호하느냐를 통해 탄핵에 대한 의견을 표시할것으로전망된다.

특히 대통령탄핵안이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는 하원보다 3분의 2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상원의 중간선거결과가 중요하다. 공화 55, 민주 45석으로 분할돼 있는 상원1백석중 이번에는 34석만 선거를 치른다. 수치상으로는 공화당이 12석만 추가하면 3분의 2선인 67석을 확보하게 되지만 그같은 압승은 미국의 선거사상 없었다.

여론도 중요한 변수다. 스타보고서의 내용이 공개된 직후 클린턴의 도덕성에 대한 분노가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현실을 고려하는 입장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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