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이번엔 대선불법자금 의혹…리노법무,예비조사 명령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28분


백악관 전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 때문에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고 있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다른 일로 또다른 특별검사에 시달릴 수도 있는 위기에 빠졌다.

새로 부각된 클린턴대통령의 시련은 선거자금 불법모금의혹.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8일 클린턴대통령의 96년 대통령선거자금 의혹에 대한 예비조사를 명령한 뒤 특별검사법을 관장하는 3인 재판부에 조치내용을 통보했다. 조사는 90일동안 이뤄지며 리노장관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클린턴대통령의 불법모금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예비조사의 초점은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대통령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4천4백만달러를 보내 자신을 지지하는 광고를 언론에 게재토록 해 선거자금 제한규정을 어겼는지 여부. 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클린턴 후보진영이 고의로 선거법을 위반하며 4천4백만달러를 민주당 정강정책이 아닌, 자신의 홍보를 위해 지출했다”면서 국고에서 보조한 선거자금 1천3백40만달러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 선거관리위원회나 법무부가 선거자금 제한규정위반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예비조사에서 특별검사를 임명할 만한 혐의점을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당초 이달말로 예상되던 클린턴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11일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은 의회의 탄핵시도를 막기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 의회 지도자들과 접촉하는 등 설득작업을 시작했다.

클린턴대통령은 9일 리처드 게파트 원내총무를 비롯한 민주당의 하원 중진의원 8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데 이어 10일 오전에는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과 트렌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 및 민주당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 등 의회지도자들과 조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와함께 스타검사측에 의회보고서를 사전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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