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테러는 우리소행』 「이슬람성역 해방군」주장

  • 입력 1998년 8월 10일 19시 41분


‘이슬람성역 해방군’이라는 단체가 10일 이슬람국가에서 외국군 철수 등을 요구하면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영우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를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람 성역 해방군’은 이날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사에 보낸 성명에서 자신들이 7일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주동자라고 주장하면서 7개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요구사항은 △아라비아 반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 주둔 미국 및 서방국가 군대 철수 △아라비아반도 주변지역에 대한 해상봉쇄 해제 및 이슬람권 해역에서의 군함 철수 △미국 사우디 이스라엘에 수감된 이슬람교도 석방 등이다. 이 단체는 이번 공격은 셰이크 오마르 압델 라흐만 등 이슬람 율법학자들과 사우디 백만장자 출신 오사마 빈 라덴의 성명에서 영감을 얻어 실시한 것이라면서 사우디인 2명과 이집트인 1명이 각각 나이로비와 다르에스살람 소재 미 대사관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성역 해방군은 지금까지 존재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조직이다.폭탄테러 사망자가 2백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미국은 이번 사건을 후원한 국가가 드러나면 즉각 무력 응징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폭탄테러는 결코 개인의 소행이 아니며 오랫동안 주도면밀하게 계획돼 온 것”이라면서 테러후원국이 밝혀지면 과거 리비아에 했던 것처럼 보복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미 정부가 테러범 색출을 위한 단서를 발견했으며 아랍계 테러단체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디 버거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도 일부 단서가 확보됐다고 확인했으나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주요 방송들은 탄자니아 미대사관 옥상에 설치된 카메라가 용의자들의 모습을 포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군수사요원들이 범인체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전했다.

〈워싱턴·나이로비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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