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北제재 완화, 北도발로 늦어질듯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31분


북한의 잇단 도발행위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그 핵심은 역시 미국의 대(對)북한 경제제재 완화 여부다.

미국은 제재를 완화할 방침이었다. 한국의 새 정부가 햇볕론을 들고나와 상대적으로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제재완화 여부는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까지 말했다.

미국이 한국과 함께 이달 13,14일에 호놀룰루에서 대북 제재완화 실무협의회를 갖기로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북한 잠수정에 이어 무장간첩까지 침투한 상황에서 대놓고 대북 제재완화를 거론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호놀룰루회의가 8월초로 연기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회의 주제도 당초 대북제재 완화에서 ‘대북제재완화를 포함한 한반도정책협의회’라는 좀 더 포괄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북한의 도발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는 아무래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무부의 러스트 데밍 동아태 부차관보도 14일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에서 “김대통령의 6월 방미이래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대북 제재완화를 검토해 왔으나 북한의 이같은 행위로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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