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권사 보고서]『한국경제, 올가을 죽음의 고비』

  • 입력 1998년 6월 12일 19시 49분


지난해 10월 한국의 외환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미국계 증권회사 자딘플레밍사의 스티브 마빈 조사담당 이사가 최근 ‘올 가을에 한국경제가 죽음의 고통을 겪는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을 담아 회수 소동을 빚었으나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빈 보고서는 한국기업의 총부채가 5천억달러에 달해 올해 갚아야 할 이자가 총수출액의 절반인 7백억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업들은 빚갚을 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이 이같은 부담을 떠안아 10여개 은행이 한꺼번에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이 보고서는 재벌 정리와 은행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강도높게 시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는 올가을 죽음의 고통을 겪으면서 숨을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재정경제부의 잘못된 정책이 이같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가 지난해말 중병에 빠진 재벌들의 생명을 잠정적으로 연장하는데 매달리면서 금융위기가 심화됐고 수많은 은행 보험 증권 리스 종금사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 가격이 20∼30% 폭락하고 덤핑수출이 늘면서 수출 이익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마빈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혐오증, 막대한 부채부담, 복잡한 투자절차 때문에 외국인투자마저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긴축과 고금리정책이 가세하면서 기업의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돼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