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경찰, 영어 서투른 외국인에 「통역서비스」

  • 입력 1998년 5월 7일 20시 05분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영어를 못하는 것이 원인이 돼 숨진 한국인 할아버지 정동식씨의 비극을 계기로 외국인이 통역이나 외국어에 능통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중언어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LA경찰위원회는 96년 발족한 언어정책 특별팀이 2년간 준비해온 다중언어 프로그램을 6일 만장일치로 승인, 곧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LA 경찰관들은 항상 언어확인 카드를 가지고 다니다가 사고를 당했거나 응급처치가 필요한 영어미숙자들이 ‘통역을 불러달라’는 모국어 카드를 선택하면 신속히 통역 또는 해당 외국어에 능통한 경찰을 불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LA경찰은 1백20여명의 한인을 포함해 2개국어에 능통한 경찰 1천3백여명이 다중언어 서비스를 위해 대기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81세이던 95년 11월 남의 집을 자기 집으로 잘못 알고 들어가려다 말도 안통하는 상태에서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난 뒤 다시 집을 찾아 헤매다 강도에게 폭행을 당했다. 그는 그 후유증으로 4개월 뒤 숨졌다.

당시 가족이 실종신고를 낸 상태였는데도 경찰은 정씨의 신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랑자 보호소 앞에 내려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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