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목오면 오히려 바겐세일…한국 바가지관행과 대조

입력 1998-05-01 08:30수정 2009-09-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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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은 8월말이 되면 ‘랑트레’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입에 올린다. ‘9월에 시작되는 새 학기’라는 의미다. 학생 교사 학부모라면 아예 이 단어의 애용자가 된다.

신문들은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매년 비슷한 기사를 내보낸다. 바로 새 학기를 맞아 필요한 학용품에 대한 안내 기사다. 학용품이 작년에 비해 얼마나 올랐으며 학생 1인당 얼마 정도의 돈이 드는지를 시시콜콜하게 보도한다.

문구제조업체나 판매상들에겐 랑트레는 대목을 알리는 신호다. 바가지를 왕창 씌워서 한몫 잡자는 악덕상인이 나올만도 하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은 반대로 바겐세일을 한다. 학용품 가격을 10∼20%씩 내리는 것이다.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학용품을 구입하면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추석 등 대목이면 어김없이 대폭 오른 물가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기억이 있는 한국인들에겐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바캉스철에도 비슷한상황이 벌어진다. 해수욕장 등휴양지 상점들은 바캉스철에손님이 몰리면가격을 내리거나 최소한비수기 때의 가격을 유지한다.

프랑스에서 첫 여름휴가를 보낸 한국인들이 부끄러운 경험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틀림없이 상인들이 바가지를 씌울 것’이라고 지레짐작해 휴가지에서 멀리 떨어진 할인점에서 며칠치 식음료를 잔뜩 사간 한국인들은 현지의 싼 물가를 보고 놀랄 수밖에.

대목에 값 내리기. 프랑스가 자녀 교육에 ‘즐겁게’ 돈을 쓰고 휴가지에서도 ‘유쾌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나라가 된 비결 중 하나다.

〈방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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