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계, 「한국 반도체 목조르기」 노골적 압박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33분


마이크론테크놀러지로 대표되는 미국 반도체업계의 ‘한국 목조르기’가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2차 세계반도체협의회(WSC)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 구제 금융이 한국반도체 업체를 구제하는 데 활용돼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종회 몇분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측의 이같은 돌발 행동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가 ‘미국의 마이크론사가 최근 생산량을 종전의 3배인 월 3천만개로 늘리면서 D램의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내용의 공식 항의서를 13일 SIA측에 전달한 직후 나왔다.

미국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 대해 시비를 걸고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초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D램 반도체에 대해 고율의 덤핑 예비 판정을 내린 게 좋은 예. 또 유명한 로비스트인 마이크론사 스티브 애플턴 회장은 미국 의회 등을 상대로 “한국 반도체업계의 생산시설 확장이 현재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은 D램 반도체의 가격 폭락을 가져온 주범은 오히려 미국의 마이크론사라는 입장이다. 공급 과잉이 처음 문제됐던 97년초부터 국내 반도체업체는 출하량을 계속 줄여나갔지만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였던 마이크론사는 저가 정책으로 일관했기 때문.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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