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호황지속이냐 내리막이냐』 논쟁 치열

  • 입력 1998년 4월 14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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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번영을 누릴 때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견해 주목을 끌었던 미국 MIT대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교수가 이번에는 7년째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경제가 곧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일부터 발매될 미국의 포린어페어지 5,6월호는 ‘미국의 번영이 영원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크루그만교수와 부동산 재벌이면서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월드리포트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모티머 주커만의 논쟁을 게재했다.

주커만은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구축하고 있고 근로자들은 개발도상국의 저임금 상품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번영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커만은 “91년 유럽연합(EU)에서 5백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동안 미국에서는 1천4백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면서 “미국 성인의 64% 취업과 지난 2년동안 유지된 4%에 가까운 성장률은 일시적 현상이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반도체 퍼스널컴퓨터 컴퓨터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서비스 오락 금융 텔레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미래의 지식산업을 지배하고 있으며 첨단기술에 익숙한 창조적인 젊은이들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이 호황의 지속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분석했다.

반면 크루그만은 “지금은 미국이 다른 지역의 침체와 대비됨으로써 일시적으로 최강자로 보이지만 아시아 경제는 결국 회복될 것이고 유럽의 기본경제력도 탄탄하기 때문에 미국에도 침체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루그만은 미국의 생산성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업률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연평균 2.5%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할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이 때문에 미국의 경기가 약간만 하강해도 곧 경기를 회복할 유럽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 경제와 대비해보면 ‘미국이여 영원하라’를 외치던 지금의 목소리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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