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트너」대접받는 아프리카…우간다등 6%대 성장

입력 1998-03-22 20:53수정 2009-09-2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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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등에 업은 로랑 카빌라의 부대가 옛 자이르의 수도 킨샤사에 입성하던 날 프랑스어권인 킨샤사에 내걸린 환영현수막은 영어로 작성됐다.”

지난해 5월말 자이르의 친(親)프랑스계 모부투 정권이 무너지던 날 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한 시대의 종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아프리카를 둘러싼 외부 역학관계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수세기 동안 아프리카를 텃밭으로 삼아온 프랑스가 세네갈 등 6개국에서 주둔군 철수작업을 벌이며 정치개입을 중단한 반면 미국은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인들은 이를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힘의 중심이 넘어가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서구중심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연이은 내전과 쿠데타에서 드러난 신민족주의 경향과 탈냉전시대를 맞아 실용주의를 좇는 두가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가나 보츠와나 등 개방형 경제체제를 도입한 나라는 90년대 들어 6%대의 고도성장을 기록, 지금까지의 아프리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86년부터 93년까지 아프리카 평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2%였다.

우간다의 무세베니 대통령은 다당제를 거부한 채 개발독재를 펼쳐 연평균 8.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보츠와나는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를 넘어섰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도 아프리카에서 불고 있는 경제성장 및 개방화 바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들 국가를 방문국으로 선정했다.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가 독자적 경제단위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지역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교사와 공산품을 앞세워 이미 수세기전에 아프리카를 점령한 유럽열강에 아프리카는 원료공급지이자 상품시장일 뿐 경제파트너는 아니었다.

2차대전이후 불어닥친 민족주의 바람은 새로 독립한 아프리카국가들을 이른바 ‘비동맹제삼세계’로 정치조직화해 ‘1국1표’의 원칙을 적용하는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나 경제적으로는 착취대상에서 원조대상으로 바뀌었을 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아프리카가 탈냉전시대를 맞아 점차 개방형 개발독재 모델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면서 다시 강대국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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