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슈뢰더, 州선거 압승…사민당 총리후보 사실상 굳혀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헬무트 콜의 시대는 끝났다.”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니더작센주 총리는 1일 실시된 주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이렇게 호기를 부렸다. 사민당 내에서 총리후보를 다투던 오스카 라퐁텐당수도 “총리후보는 슈뢰더”라며 슈뢰더의 손을 들어 주었다.

슈뢰더총리가 이끄는 야당인 사민당은 주선거에서 48.1%의 지지를 얻어 주정부를 단독으로 구성하게 됐다. 콜총리가 이끄는 집권연정인 기민 기사연합과 자민당은 35.8%를 얻는데 그쳤다.

라퐁텐당수가 후보경쟁에서 패배를 선언함에 따라 사민당은 이제 후보지명에 따른 갈등과 분열없이 9월27일로 예정된 연방의회 총선을 향해 힘을 결집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니더작센주선거가 연방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 16년 장기집권의 콜총리시대의 종언과 함께 정권교체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슈뢰더의 높은 인기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독일의 토니 블레어(영국총리)’‘독일의 빌 클린턴’으로 불리는 슈뢰더는 개혁적 전통을 가진 당노선과는 다른 보수적 이미지와 명료한 말솜씨, 멋진 차림새 등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최근 실시된 엠니트여론조사에서 65%의 지지를 얻어 37%의 지지에 그친 콜총리를 훨씬 앞섰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사민당이 39%로 집권연정(37%)을 앞섰다.이에 따라 집권연정내에선 처음으로 슈뢰더를 누르고 인기도 1위(66%)를 차지한 볼프강 쇼이블레의장을 총리후보로 교체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콜은 총리 4연임의 정치 9단. 그는 94년10월 총선때도 불리하다는 여론을 딛고 백전노장다운 정치력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현재 ‘통일 총리’ 콜은 ‘유럽통합의 기관차’를 자임하면서 유럽단일화폐 ‘유러’도입이라는 또다른 결승점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콜은 5연임에 성공하면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재임기록(19년)을 경신한다. ‘민주적 독재’라는 국제정치 신조어의 주인공인 콜의 장점은 뛰어난 정치력과 집권당의 프리미엄.

올 총선의 이슈는 약 5백만명이나 되는 대량실업과 99년 단일화폐 유러의 도입. 여야 모두 아직은 세제개혁 실업대책 등에서 뾰족한 묘수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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