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합의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유가 내림세는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런던 국제석유선물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0.84달러 떨어진 13.83달러에 마감돼 14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는 94년 3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물가격도 떨어져 브렌트유는 24일 배럴당 13.55달러로 전날보다 0.17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11.48달러로 0.12달러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생산량 상한선을 10% 늘리면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라크사태의 외교적 해결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엔이 이라크의 ‘석유수출 허용량’을 ‘6개월간 21억달러’에서 ‘52억달러’로 대폭 늘려줌에 따라 공급과잉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연간 석유소비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의 수요가 크게 줄고 엘니뇨에 의한 이상난동현상으로 난방용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제석유시장은 86년 산유국들의 생산확대 경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하까지 붕괴한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OPEC회원국들이 유가유지를 위한 감산에 찬성하지 않고 있어 국제유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백승훈기자·런던·아부다비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