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법정,전설적 테러범 자칼 종신형 구형

  • 입력 1997년 12월 23일 20시 25분


악명높은 전설적 국제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48·본명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이 프랑스 법정에서 종신형을 구형받았다. 프랑스 검찰은 22일 열린 자칼에 대한 7일째 공판에서 『처벌은 범죄와 같은 수준이 돼야 한다』며 『공소장의 혐의사실 외에 숨겨진 범죄행각을 감안한다면 92년 궐석재판 당시의 30년형보다 형량이 무거워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판사 3명과 시민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23일 공판에서 피고측의 최후진술을 들은 뒤 평결을 내린다. 공소장에 나타난 자칼의 혐의는 75년6월 파리의 라텡구역에서 프랑스 마약수사요원 2명과 레바논인 협력자 1명을 사살한 죄뿐이다. 그러나 그는 70, 80년대에 세계 각지에서 단독, 혹은 조직적으로 83명을 살해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는 악명높은 테러리스트.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했던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테러를 자행하다 94년 두번째 부인과 수단에 머물던 중 체포돼 프랑스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은 살해된 수사요원 2명과 레바논인 협력자가 비무장 상태였는데도 자칼이 불과 50㎝ 거리에서 자동권총을 발사했다며 냉혹한 살해수법에 비해 법정에서 이를 발뺌하는 것은 비열하다고 주장했다. 테러 피해자 보호단체에서 나온 한 증인은 법정진술을 통해 『국제혁명가를 자처하는 인물이 조무래기도둑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이번 재판에서 그동안 부풀려져온 「자칼 신화」의 허상을 벗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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