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총재, 캉드쉬와 직접 통화…정치권 『월권행위』비난

  • 입력 1997년 12월 11일 19시 59분


조순(趙淳)한나라당총재는 11일 아침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본부의 미셸 캉드쉬 총재와 전화통화를 했다. 이어 조총재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캉드쉬 총재와는 평소 잘 아는 사이여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에서 캉드쉬 총재는 「기본협상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은 마당에 재협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치권에서 재협상이라는 말이 자꾸 나오면 국제사회는 한국의 문제해결 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총재는 『경제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워싱턴을 방문, 캉드쉬 총재와 상의할 용의가 있다』면서 『그러나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회의와 국민신당 등 정치권과 외무부 재정경제원 등 정부부처 일각에서는 조총재가 정부의 공식채널을 제치고 캉드쉬 총재와의 친분을 내세워 통화를 한 뒤 그 내용을 공표한 것은 「월권(越權)」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가 정부 협상내용을 두고 「재협상」 운운하는 것이나 조총재가 개인 채널로 「재협상 불가」 입장을 들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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