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美國은 자선냄비 『그득』…뉴욕타임스 「기부」특집

  • 입력 1997년 12월 10일 20시 27분


연말이면 인정이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9일 더불어 사는 삶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 자선과 기부행위에 관한 특집기사를 실었다. 올들어 더욱 풍성해지는 미국내 기부활동 현황과 그 동기의 다양성도 함께 분석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96년 미국내 전체 기부액은 1백50억7천만달러. 신문은 『이중 80% 이상이 순수한 개인의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 『최근 수년 동안 기부금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9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경제의 호황이 부자(총인구의 20%)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가 한결 커진 셈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최근 CNN 테드 터너 회장이 10억달러를 유엔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전후로 부자들간 선의의 기부경쟁이 촉발되어 어느해보다 기부액이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 미경제잡지 포천이 올해 선정한 최다 기부자 10명이 낸 기부금은 11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총기부액의 7%에 해당한다. 타임스는 그러나 비록 부자들의 기부는 늘어나지만 중산층의 기부행위가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를 우려했다. 자선연구단체 「인디펜던트 섹터」에 따르면 93년에 자선을 했던 전체 가구중 3백80만가구가 96년에는 사라졌다고 안타까워 했다. 타임스는 미국사회에서 점차 기부행위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아니라 엘리트 부자들의 고상한 취미로 변질되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신문은 이와 관련, 동정심과 애타주의 등 기부행위의 다양한 동기들을 분석하면서 올해 존스 홉킨스대에 5천5백만달러를 기부한 잡지 「불룸버그 퍼스널」의 소유주 마이클 불룸버그의 고백을 소개했다. 불룸버그는 『대학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기부를 했으며 그 결과 전혀 뜻하지 않게 회사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사업이 잘 되는 등의 수익이 뒤따랐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터너 회장의 기부액이 사상 유례없이 억달러 단위까지 치솟아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가난한 서민들의 자선 또한 그 고귀성이 잊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평생을 세탁소에서 일하면서 모은 15만달러를 대학에 기부한 한 흑인 할머니와 해마다 2백40달러씩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한 은퇴한 물리학교사 등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전했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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