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년이상 기업 장수비결]기술력 중시 끊임없이 변신

  • 입력 1997년 12월 7일 20시 47분


기업의 평균수명이 20년이 채 안되는 무한경쟁시대에 1백년이상 장수한 기업들은 어떤 점이 다를까.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지원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기업들의 관심이 「생존」에 집중되면서 시대를 뛰어넘는 장수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아리에 드 제우스가 최근 출간한 「살아남은 기업(The Living Company)」은 어떤 기업이 생존하는지를 밝힌 책이다. 그는 우선 기업의 「30년 버티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포천지가 매년 선정하는 포천5백대기업을 들어 설명했다. 1970년 선정된 5백개사의 3분의1이 세계무대에서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단 13년. 제우스는 『거창한 생존전략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며 특히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술만이 살 길」이라는 신념이 창업 당시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도 몰랐던 소니와 3M사를 지금까지 버티게 한 뒷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필요에 따라서는 전통적인 사업영역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이름 자체가 말하듯 운수업에서 시작했으나 금융전문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기업이미지를 중시할 것도 강조한다. 주주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단기이윤에 연연해 부정적 이미지를 얻고난 후 살아남은 기업은 하나도 없다는 것. 특히 포천지가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미국의 제약회사 「머크」가 쌓아올린 기업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키 어려운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제우스는 『「기업하는 이유」가 제품의 특성과 경영스타일에 맞아 떨어지면 되지 반드시 고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담배재벌 필립모리스가 일관되게 내세운 「흡연자의 권리를 충족한다」는 기업이미지는 1백50년 아성을 쌓아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 그는 최고경영자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장수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대부분 그 회사 출신인 것은 오랜 근무를 통해 스스로 회사의 이념에 조화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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