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FSO 석진철 사장 ▼
대우가 직접 현대의 진출을 반대한 적은 없다. 피아트 폴크스바겐 GM 오펠 등과 함께 소속된 자동차생산자협회에서 무관세 조립생산을 현대에 허용하는 것은 특혜라고 반발한 것이다. 이것이 현지언론에 한국기업간 싸움으로 비쳤다.
우리는 올해까지 8억달러를 투자, 연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자만 해도 연 8천만 달러다.
외국인에겐 대우차 현대차가 아니라 한국차로 인식돼 있다. 현대차의 합작진출은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부를 우려가 있다. 이럴 경우 제살깎기가 돼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국 경쟁업체에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인수한 부실기업을 정상가동하기까지 김우중(金宇中)회장이 현지에서 진두지휘했다. 엄청난 땀의 대가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유럽에서 불가능한 24시간 정비제도 도입 등을 통해 한국차의 강점과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렸다. 과당경쟁이 되면 소비자에게 이같은 장점이 당연시되고 한국차는 품질 낮은 차라는 역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
대우가 성공하는데 왜 못하느냐고 현대는 판단했을지 모른다. 이미 닦아놓은 시장에 무임승차하는 혜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답게 흉내내기 대신 헝가리 체코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발트3국 등 주변의 다른 신시장을 개척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