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귀향』 설레는 일본인妻…15명 내달 방일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6분


북한 거주 일본인 처 고향방문단 1진 15명이 다음달 8일부터 1주일간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정부는 30일 일본인 처 15명 명단을 공개했다. 방문단에는 북한적십자사 요원 4명과 어린이 1명이 포함됐다. 방일 일본인 처들은 대부분 지난 60년 전후 조총련의 동포 북송사업에 따라 북한에 건너갔던 사람들이나 2명은 그 이전에 북한에 남았던 잔류 일본인으로 일본 국적을 상실한 상태다. 40년만에 일본을 찾는 이들에게 일 정부는 친족 면회와 가족 성묘를 허용키로 했다. 일본인 처 15명은 55∼84세로 한국명과 일본명을 함께 갖고 있으나 일부 가족들이 일본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9명에 대해서만 일본명이 공개됐다. 베이징(北京)을 거쳐 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이들 15명의 명단이 밝혀지면서 일본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단독 방북취재를 통해 방일 일본인 처 1진을 만난 기사를 30일 석간에 실었다. 「잊혀진 모국」을 찾을 이들은 취재진에게 『스스로 선택한 북조선행에 후회는 없다』면서도 고향방문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1진으로 선발한 사람들답게 이들은 『일본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15명중 6명의 일본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데서 나타나듯 일본내 가족들 중 일부는 혈육과의 상봉을 꺼리거나 만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이들 15명중 4명은 평양에 살고 있으며 나머지는 각 도에서 1∼2명씩 선발됐다. 이들중 구마모토(熊本)현 출신인 니시모토(西本) 하루코(84·한국명 이준희)는 조총련의 북송사업에 의해 북한으로 건너간 대부분의 다른 일본인 처와는 달리 일제 때이던 32년 간호부로 혼자 한반도로 건너간 경우. 직장(군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조선인 의사와 결혼한 그는 41년에 한 차례 고향인 구마모토를 방문, 이번 귀향이 56년만이다. 나가노(長野)현이 고향인 우다 도요코(宇田豊子·61·한국명 김조미)는 처녀시절 성악을 전공한 꿈많은 음악도였으나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좇아 59년 제1차 북송선을 타고 남편과 함께 북한에 갔다.북한에서 남편을 잃은 그는 최근 일본의 부모가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홋카이도(北海道)현 출신인 하타케 가즈코(畑和子·69·한국명 이화순)는 2차대전 종전 전에 사할린에서 일하던 조선출신 징용자와 결혼, 사할린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경우로 북송사업에 따른 「일본인 처」는 아니지만 고향방문단에 포함됐다. 〈도쿄〓윤상삼·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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