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립여당 訪北 결정…내달 중순 대표단 파견

  • 입력 1997년 10월 22일 20시 36분


일본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 사민 사키가케 여3당이 다음달 중순 방북(訪北)대표단을 보내기로 21일 합의했다. 90년대 들어 세번째인 당차원의 이번 방북 결정으로 일본은 최근 재개된 양측간 정부차원 회담과 정치권 본격 접촉이라는 2개의 축을 기조로 하는 대북 「2원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3당 대표단은 김정일(金正日)총비서와의 면담을 북한측에 요청키로 했다. 90년 9월 자민 사회 양당 대표단의 방북 이후 91년 국교정상화 협상이 시작됐고 95년 3월 여3당 대표단 파견 직후 50만t의 쌀지원이 이루어진 일이 있어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방북대표단의 부담도 적지 않다. 일본은 올들어 북한의 식량지원 및 관계개선 요청에 냉랭한 태도를 보여왔다. 일본인 납치의혹 사건과 마약밀수 및 일본인 처 귀향 문제 등으로 일본내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3당은 냉랭한 분위기와 대북 창구 일원화 여론에 밀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방북 얘기를 꺼내지도 못했으나 북한이 「일본인 처 귀향에 조건없이 응하겠다」고 나서 9월초 정부 차원의 베이징(北京) 접촉이 급속히 이루어졌다. 자민당은 또 신미일협력방위지침 개정과 내각 개편 등을 둘러싸고 크게 반발한 사민당을 달래야 했다. 여3당 방북은 이렇게 해서 결정됐다. 그러나 3당의 방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당내에서조차 곱지 않다. 정부차원의 회담창구가 열려 있고 일본인 처의 고향방문도 곧 실현되는 마당에 당이 나서 양갈래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느냐는 것. 또 당이 북한과 어떤 합의를 할 경우 정부의 대북 접촉에 혼선이 생기고 협상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국교 협상의 경우 일 사회당이 거론했던 「과거에 대한 사죄와 보상」이 타결에 큰 걸림돌이 됐었다. 3당 대표단은 방북 목적을 「관계개선을 위한 우호노력과 환경 정비」라고 못박고 있어 특정 사안에 대한 굵직한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대표단이 김정일 김영남(金永南)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고 정치적 목적으로 무역대표부나 연락사무소 설치 제의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동경〓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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