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연무에 우리기업도 『재채기』…여행업계 『썰렁』

  • 입력 1997년 9월 27일 20시 16분


인도네시아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이 동남아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에도 「불똥」을 튀기고 있다. 극심한 연무(煙霧)로 인해 호흡기 질환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서울 본사직원들이 동남아 출장을 연기하는가 하면 주재원 가족들을 귀환시키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2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지사가 하루전 주재원 가족중 노약자 및 미취학자녀들의 본국 귀환을 요청함에 따라 일단 20여명 정도를 다음주중 귀국시키기로 했다. 삼성은 또 현지 학교들이 휴교할 경우 취학자녀까지 모두 귀국시킬 방침이다. 본사 직원들의 말레이시아 출장도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연기토록 지시해놓은 상태. 대우측도 말레이시아 주재 각국 대사관 가족들이 속속 철수함에 따라 직원 가족들의 철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보르네오섬에서 벌이고 있는 플랜트공사를 보름째 중단하고 있고 대림산업도 동남아일대 공사현장에 나가있는 직원들을 철수시킬 것을 검토중이다. 연무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여행업체들. A관광의 경우 푸켓 발리섬 등 동남아 휴양지 여행상품을 예약했던 고객들이대부분스케줄을취소하거나 호주 뉴질랜드쪽으로 바꾸고 있다. 이 회사 해외여행 담당자는 『이달 들어 동남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즈니스 때문』이라며 『결혼시즌을 맞아 반짝경기를 기대했는데 악재를 만났다』고 허탈해 했다. 〈박래정·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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