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간 체스 챔피언을 꺾어 세계를 경악시킨 IBM 슈퍼 컴퓨터인 「딥 블루」가 23일 퇴역했다. 딥 블루를 운영해 온 IBM 리서치의 멜린다 맥멀린 대변인은 이날 딥 블루를 퇴역시켰다고 전격 발표했다.
맥멀린 대변인이 밝힌 퇴역사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동종 컴퓨터업계는 딥 블루가 인간 체스 챔피언을 꺾는다는 당초 목표를 성취한 만큼 딥 블루 관련팀을 다른 연구분야로 투입시킬 필요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딥 블루는 RS/6000SP의 병렬 컴퓨터로 초당 2억번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고성능 슈퍼 컴퓨터인 만큼 막대한 연구 인력 및 재원 등이 소요돼 왔다.
이에 따라 5월 뉴욕에서 딥 블루에 진 뒤 다시 도전장을 던진 현 세계 인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는 설욕의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됐다.
카스파로프는 딥 블루에 굴복한 뒤 분기탱천, 곧바로 IBM측에 승자가 모든 상금을 가지는 재대결을 제안했다. 총1백10만달러(약9억9천만원)가 걸린 5월 대결에서 딥 블루는 2승3무1패로 승리를 거둬 70만달러를, 카스파로프는 40만달러의 상금을 나눠가졌다.
한편 맥멀린 대변인은 『퇴역하는 딥 블루 대신 계산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새로운 체스 컴퓨터인 「딥 블루 주니어」를 체스 경기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딥 블루 주니어는 초당 2천만번 계산한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