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대사,美안가서「미사일」조사…中東판매등 정보제공할듯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스커드 미사일
스커드 미사일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 형제와 그 가족들은 미국의 어디에 있으며 미 정부로부터 어떤 조사를 받고 있을까. 미 국무부는 26일 장대사 일행의 망명을 허용했다고 밝혔으나 이들의 소재지와 망명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화인 申相玉(신상옥) 崔銀姬(최은희)씨 부부의 경우가 장대사 일행의 소재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전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납북됐다가 지난 86년3월 유럽여행중 미 중앙정보부(CIA)의 도움을 얻어 미국으로 탈출한 신씨 부부는 미 입국후 동부지역에 있는 CIA의 「안전가옥」에서 상당 기간 보호를 받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에 입국한 모든 망명자들은 일단 CIA의 「망명자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된다』며 『이들은 더 이상 보호를 받지 않아도 될 때까지 이 프로그램 아래서 생활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대사 일행 역시 어딘가에 있는 CIA 「안전가옥」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실제로 미 언론에서도 CIA가 초기단계에서부터 장대사 일행의 망명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장대사 형제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시 북한의 대(對)중동 미사일 판매에 관한 정보 획득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를 주요한 외교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미 정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장대사의 미국망명은 미 정보당국에는 「금광」을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연간 1백50∼2백기 정도의 스커드 미사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까지 3백70기 정도를 중동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는 사거리가 5백∼6백㎞인 스커드 C형 미사일까지 포함된 것으로 미국측은 추정하고 있다. 장대사가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판매에 대한 결정적인 자료나 새로운 증거를 제시할 경우 미국은 北―美)북―미간 미사일 협상에서도 목소리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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