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는 일본앞잡이』…日帝 공식기밀전문 발견

  • 입력 1997년 8월 15일 20시 22분


1904년 12월 대한제국의 외교고문으로 임명됐던 미국인 스티븐스(D W Stevens)에게 당시 일본 정부가 철저히 자국을 위해 일해줄 것을 지시한 내용의 외교 기밀전문이 14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같은 비밀문서 내용은 「당시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갖고 있었다」는 일본측 주장과는 달리 사실상 외교권을 박탈당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특히 독도영유권 문제 등을 둘러싼 일본측 주장이 억지임을 입증하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국제한국연구원 崔書勉(최서면)원장이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찾아낸 이 기밀문서는 당시 고무라 주타로(小村壽太郎)외무대신 명의로 돼 있으며 대한제국의 외교고문으로 취임한 스티븐스에게 △외교상 중요안건은 모두 재한(在韓)일본공사와 협의해 동의를 얻어 처리할 것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방침은 재한 일본공사에게 미리 알려 놓을 것이니 배치되지 않도록 할 것 △한국 외교상 중요 사항은 신속하게 감춤없이 일본 공사에게 알릴 것 등을 요구했다. 이 문서는 또 스티븐스를 외교고문으로 보내는 이유가 「일본제국의 이해(利害)」때문이었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최원장은 『일본이 스티븐스를 보낸 목적이 한국의 외교기능을 박탈하는 데 있었음이 문헌적 자료로 입증된 것』이라며 『이는 또한 일본이 독도를 자국영토로 편입할 당시인 1905년 2월 한국측은 어떤 외교행위도 하지않아 묵시적으로 이를 인정한 셈이라는 일본측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愼鏞廈(신용하·사회학)서울대교수는 『스티븐스가 일본의 앞잡이였다는 사실이 공식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우 귀중한 역사적 자료』라고 평가했다. 스티븐스는 1908년 3월 미국에 일시 귀국해 일본의 대한 보호정치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재미동포 田明雲(전명운) 張仁煥(장인환)의사에게 저격을 받고 사망했다. 〈동경〓윤상삼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