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차이나 시대/주권반환식 이모저모]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7분


1997년 6월30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7월1일 0시30분). 홍콩 주권반환식에 맞춰 신축된 컨벤션 센터의 그랜드홀. 정면 중앙 단상 왼쪽의 게양대에는 영국기와 홍콩기가 걸려 있다. 단상 오른쪽 2개의 게양대는 비어 있다. 마치 이별과 만남을 기다린다는 듯이…. 은은한 빛의 샹들리에와 환한 축하의 등으로 장식된 홀에 일순 정적이 감돌았다. 홀 단상에 자리한 영국 중국 홍콩의 귀빈들과 하단의 내빈석에 자리한 각국의 외교사절 4백여명 등 모두 4천여 참석자의 시선이 단상으로 집중됐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토니 블레어 총리, 로빈 쿡 외무장관, 크리스 패튼 총독, 브라이언 두턴 홍콩주둔군사령관을 대동하고 입장했다. 또 중국의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도 李鵬(이붕)총리, 錢基琛(전기침)외교부장, 張萬年(장만년)중앙군사위부주석, 董建華(동건화)초대 홍콩특구 행정장관을 이끌고 단상의 자리에 앉았다. 홀안을 잔잔히 흔드는 박수소리. 홀 뒤편에 만들어진 단상의 사진기자 카메라 셔터 소리. 영국의 홍콩통치 피날레 의식과 중국이 홍콩의 주권을 돌려받는 행사의 주역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서로는 벌써 1백55년이나 되었단 말인가, 왜 이리 시간이 더딘가를 내심 되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단상 양측에 열지어 선 의장대의 경례 의식. 그리고 찰스 왕세자가 연단으로 다가섰다. 영국의, 영국황실의 재산으로 토지는 오로지 임대만 가능했던 홍콩. 그는 고별사를 통해 홍콩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했다.이어 3명의 홍콩 경찰과 3명의 홍콩특구 경찰이 자형(紫荊)무늬의 홍콩특구기를 들고 단상으로 올라갔다. 홍콩특구 경찰들이 특구기를 중국대표단에 전달했다. 홍콩 경찰들은 영국 대표단에 경례했다. 중국기와 홍콩특구기가 게양대의 고리에 걸렸다. 영국의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왼쪽 게양대의 영국기와 홍콩기가 강하되면서 역사속으로 묻혔다. 밤 11시59분. 뒤이어 행사는 절정에 달했다. 중국의 국가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중국기와 홍콩특구기가 홍콩의 새날을 향해 높이 올라갔다. 새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7월1일 0시가 조금 지난 시간. 홍콩을 돌려받은 중국의 강택민주석은 힘찬 목소리로 대중국의 새 역사를 창조하자는 내용의 치사를 했다. 〈홍콩〓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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