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5개국 정상들은 16, 17일 이틀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회담을 갖고 유럽합중국 건설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최대현안인 단일통화 도입에 따른 후속조치를 마련하고 EU의 개혁과 미래좌표, 고용증대방안 등을 담은 「신유럽조약」(일명 마스트리히트조약Ⅱ)을 채택할 예정이다.
신유럽조약에는 1천8백만명에 달하는 회원국 전체 실업자에 대한 고용증진책이 담긴 고용헌장도 포함된다.
이같은 중요한 의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독일과 프랑스가 통화통합을 위한 안정화협약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독불(獨佛)과 영국 등이 군사기구인 서유럽동맹(WEU)의 EU편입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평소처럼 순탄한 회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불 정상은 지난 13일 회담을 갖고 안정화협약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새로 들어선 프랑스의 좌파정부는 재정긴축을 전제로 하는 안정화협약이 성장과 고용증진을 악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독일은 유러의 가치안정을 위해선 재정긴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정치적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은데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총리도 통화통합 일정준수에 동의하고 있어 막판 대타협이 기대된다.
정상회담에서는 또 EU의 공동외교안보정책의 효율화를 위해 군사적 조치가 수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만장일치제 대신 다수결을 도입하는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이같은 계획에 영국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등이 반대하고 있어 쉽게 결말이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금까지 「다수결은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온 영국이 노동당의 집권에 따라 다소 유연한 태도로 돌아선 것이 독일과 프랑스에는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