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미사일 판촉전 치열…러,美훼방 발끈

  • 입력 1997년 4월 26일 20시 02분


한국의 새 대공미사일 방어체계 도입과 관련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미국의 패트리어트와 러시아의 S300 미사일이 국제 무기시장에서도 불꽃튀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공미사일 판매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지중해의 키프로스는 미국측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개대대 규모의 S300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러시아측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력사실이 밝혀진 이후 대대적인 반격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수르코프 미하일 두마(하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의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러시아제를 구입치 말라는 미국측의 공개적인 주장은 외교문제를 떠나 러시아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위』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러시아의 강경자세는 이번에 미국에 밀릴 경우 최근들어 살아나기 시작한 러시아의 무기 수출에 치명상을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 또 성능이나 가격면에서 미국제보다는 러시아제가 비교우위에 있다는 자신감도 강경입장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S300은 미국제 패트리어트와는 비교가 안된다는 것. 러시아 무기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국영 로스바루제니사의 파벨 알렉세비치 부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공시스템이 미국식이기 때문에 러시아제는 호환성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로 미국제 구입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비전문가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억지』라고 일축했다. 무기와 관련된 기술이전을 철저히 기피하는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한국이 주문하는 조건에 맞춰 S300을 생산해줄 수 있고 이마저 불안을 느낄 경우 한국 기술진이 생산단계에서 기존 대공 시스템과 호환가능한 비밀코드를 직접 입력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 시스템의 결정적인 성능차이인 발사준비시간의 경우 패트리어트가 30분인데 비해 S300은 5분, 사거리도 패트리어트가 60㎞인 반면 S300은 1백5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또 S300은 명중률도 96%로 경이적인데다 가격 역시 패트리어트의 3분의1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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