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3년상」행사 현지취재/이타르타스 특파원]

  • 입력 1997년 4월 14일 20시 12분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94년 7월 사망한 金日成(김일성)의 85회 생일(15일)을 맞아 대규모 축하행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발리에프 이타르타스통신 평양 주재 특파원은 14일 본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양은 현재 「김일성 동지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 있다」「85돌 기념」 「조선 노동당 만세」라는 현수막과 인공기를 거리 곳곳에 내거는 등 김일성 생일축하 행사로 떠들썩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발리에프 기자가 전하는 평양 거리. 『토요일인 지난 13일엔 만경대 학생 궁전에서 학생들과 외국 문화 사절단 공동으로 대규모 김일성 탄생 축하 공연이 열렸다. 金正日(김정일)은 참석지 않았고 朴成哲(박성철·부주석)과 당정 지도부의 모습이 보였다. 이밖에 TV에서는 김일성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물과 김일성관련 극영화가 매일같이 계속 방영되고 있다. 이번 행사 참석 외빈중 국가원수급은 없으며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유민주당 당수와 카자흐공화국의 법무장관 정도가 고위급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반 외빈의 숫자는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생일인 15일엔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축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40개국 3천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제15회 「4월의 봄, 친선 예술 축전」과 맞물려 이번 김일성 생일 축하행사는 대규모가 되고 있다』 발리에프기자는 또 북한정부는 공식적으로 언론기관을 통해 여러차례에 걸쳐 『식량사정이 어려우니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평양에서만큼은 식량난을 느끼기 어렵고 모든 게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상점은 물론 일반상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식료품을 포함한 일반 소비재품이 많이 쌓여 있고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는 것. 또 대내용 신문과 방송에서는 아직까지 한번도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망명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정부 당국자들도 올해가 김일성의 「3년상」인 관계로 행사규모는 대단할 것 같지만 경제난으로 행사자체가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사가 대거 방문할 금수산 기념궁전에는 주변 1㎞광장에 대리석바닥을 설치하고 궁전을 둘러싼 철창을 돌담으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정부당국자가 전했다. 특히 순안공항과 평양시 4.25회관 중간지점에 김일성 85회 생일을 기념하는 85m높이의 대규모 콘크리트 기념물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심각한 경제난을 무릅쓴 무리한 준비과정에서 「충성금」에 대한 강제할당 등에서 안팎으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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