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황의봉특파원] 1일 개막되는 중국의 정기국회격인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5차회의는 鄧小平(등소평)사후 처음 열리는 전국적 정치행사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지도부의 정치풍향을 점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권력서열 3위인 喬石(교석)전인대위원장의 언행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등사후 고위층인사들의 江澤民(강택민)주석에 대한 충성다짐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교위원장은 아무런 태도표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있을 중국지도부 개편에서 전인대 상무위원장직 박탈설이 나도는 교위원장의 이번 회의운영이 주목된다.
교위원장은 『국가행정기관 심판 감찰기관 등 모든 기관은 전인대에 대해 책임을 지며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 자신이 책임자인 전인대의 권한강화를 주장해왔다. 그동안 공산당의 「거수기」로 인식돼온 전인대는 교석이 상무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대표기구로서의 기능이 크게 강화돼왔다.
李鵬(이붕)총리의 운신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전인대 부위원장으로 선출돼 사실상 실각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이총리를 천안문사태 강경진압의 책임을 물어 해임함으로써 등 사후 예상되는 천안문사태 재평가요구에 대비하려 한다는 게 이같은 설의 배경이다.
강택민주석이 등 사망 직후 서열 2위인 이총리의 거취와 관련된 미묘한 문제를 전격처리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예상외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총리 관련부분은 첫날 정부공작보고를 예년처럼 이총리가 낭독할 것인지 여부와 회의 막바지에 있을지 모르는 전인대 지도부 개편 등을 지켜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