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지도자들은 鄧小平(등소평)을 중국의 개방 개혁을 이끈 「중국 현대화의 별」로 평가했으나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은 과거 그의 정부가 자행한 민주화운동탄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각국 지도자 반응▼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9일 등소평의 사망에 대한 애도 성명에서 『본인은 오늘 중국 원로정치가의 사망소식에 슬픔을 느낀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클린턴은 등을 「세계 무대의 탁월한 인물」로 묘사했으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중국의 결정을 이끌어낸 막후 원동력이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또 『외부세계에 중국의 문호를 개방하도록 한 등의 결정 때문에 오늘날 중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본인은 고인의 미망인인 卓琳(탁림)여사와 江澤民(강택민)주석 그리고 중국인민들에게 개인적인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애도했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등소평의 사망을 애석하게 생각한다』면서 『등의 지도력은 경제적으로 역동적이고 성공적인 오늘날의 중국을 창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50년동안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토록한 지난 84년의 英中(영중)선언을 가능케한 것은 등의 통찰력 있는 「1국가 2체제」개념 덕택이었다』고 추켜세웠다. 84년 영중선언 협상의 주역이었던 마거릿 대처 전총리도 『등의 1국2체제 개념이 미래의 홍콩에 관한 양국간 합의 도출의 계기가 됐다』며 등의 죽음을 애석해 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중국역사의 위대한 인물중 한사람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그는 탁림 여사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금세기에서 등만큼 원천적이며 결정적인 변화로 거대한 인간사회를 이끈 인물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는 『중국정부와 중국민들에게 충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추도 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시모토총리는 『등이 개혁과 개방 등 중국 근대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함은 물론 日中(일중)평화조약 체결과 우호협력관계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 지도자들과 서로 협력, 양국관계발전을 위해 한층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패튼 홍콩총독은 『중국 현대화와 경제정책의 위대한 설계사』라고 등을 회고하면서 등 사망이 홍콩의 장래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등의 죽음은 역사의 한 장이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그의 생전에 티베트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했었다고 말했다.
▼각국의 언론반응▼
○…ABC와 CBS 등 미국의 주요방송들은 지난 19일 저녁 등소평의 사망을 일제히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 방송들은 북경발로 등 사망소식과 함께 주요업적 그리고 북경의 표정을 전하고 제임스 릴리 전 주중대사 등 중국전문가를 동원, 중국의 국내외 정책과 장래 전망을 진단했다. 美中(미중)수교에 크게 기여한 핸리 키신저 전미국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강택민주석 중심으로 권력이양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등 사망소식이 전해진 19일 밤부터 이를 주요뉴스로 보도하면서 주로 등의 약력을 중심으로 중국의 현대사 변천을 집중 소개했다. BBC는 『등이 중국 현대화를 이끌기 위해 치욕을 감수하고 수많은 역경을 극복했다』며 『그는 특히 毛澤東(모택동)이 물려준 피폐한 경제 유산을 청산하는데 용기를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신문과 NHK방송 등 주요 언론들은 등 사망을 톱뉴스로 전했으며 그와 교분이 두터웠던 정재계 인물들의 말을 빌려 「위대한 범인(凡人)의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고 전했다.
○…오전 6시에 정규방송을 시작하는 홍콩의 TV방송들은 등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새벽 4시부터 긴급뉴스와 등의 사망특집 방송을 시작했다. 마감시간 이후 사망소식이 전해진 관계로 인쇄를 다시하느라 대다수 조간 신문들이 평소보다 한시간 늦게 배달됐다.
〈워싱턴·홍콩·동경·런던〓이재호·정동우·윤상참·이진령특파원〉